무엇을 세는가
여기서 쓰는 출산율은 세계은행이 내는 합계출산율입니다. 한 여성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시기 내내 그해의 나이별 출산율대로 아이를 낳는다고 할 때 평생 낳게 되는 아이 수입니다. 한 해의 모습을 보여 주는 숫자일 뿐, 실제 가정이 결국 아이를 몇 명 두게 되는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유엔은 어려서 숨지는 아이가 적은 사회에서 2.1명을 대략의 '대체 출산율'로 봅니다. 인구가 늘지도 줄지도 않고 유지되는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어른이 되기 전에 숨지는 아이가 많은 곳에서는 인구를 유지하려면 더 많이 태어나야 합니다. 그러니 2.1은 기준선이지, 모든 나라에 똑같이 들어맞는 정확한 문턱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 '카운터'라고 부르는 비율은 세계은행이나 유엔의 수치가 아니라 폴로라가 직접 계산한 것입니다. 해마다 출산율과 인구 수치가 둘 다 있는 나라와 지역을 모두 모은 뒤, 출산율이 2.1 아래인 곳의 인구를 더해 전체 인구로 나눴습니다. 2023년에는 그런 나라와 지역이 217곳이었고, 이들이 세계은행 집계 세계 인구의 99.7%를 차지했습니다.
2.1 아래 인구 비율은 왜 한 해에 확 뛰나
카운터는 나라를 면적이 아니라 인구로 잽니다. 미국은 1972년에 2.1 아래로 내려갔고,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이 1973년에서 1981년 사이에 뒤따랐습니다. 1990년에는 캐나다, 일본, 러시아를 포함해 54개 나라와 지역이 2.1 아래에 있었습니다. 지도로 보면 넓었지만, 사람 수로는 집계 인구의 23.4%에 그쳤습니다.
그러다 중국의 출산율이 1990년 2.51에서 1991년 1.93으로 떨어졌습니다. 중국 인구는 집계 인구의 21.4%였고, 카운터는 한 해 만에 23.4%에서 44.7%로 뛰었습니다. 그렇다고 세계가 갑자기 아이를 훨씬 덜 낳은 것은 아닙니다. 세계은행의 세계 출산율은 3.31에서 3.13으로 내려가는 데 그쳤습니다. 달라진 것은 세계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이 사는 나라 하나가 선 반대편으로 건너갔다는 점입니다.
브라질은 2002년에, 멕시코는 2016년에 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2019년까지도 2.1 아래에 있는 110개 나라와 지역의 인구는 집계 인구의 절반에 못 미쳤습니다(48.6%). 그러다 2020년 인도의 출산율이 2.12에서 2.05로 떨어졌습니다. 인도 인구는 집계 인구의 17.9%였고, 같은 해 필리핀, 튀니지, 벨리즈도 선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카운터가 48.6%에서 67.7%로 오른 것은 주로 인도 때문입니다.
2023년이 되자 두 거대 국가의 길이 갈렸습니다. 중국은 1.00이었고, 인구 5천만 명이 넘는 나라 가운데 중국보다 낮은 곳은 한국(0.72)뿐이었습니다. 인도는 1.98로 여전히 선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2.1 아래 인구 비율은 왜 가끔 떨어지나
선 가까이에 있는 나라는 다시 위로 올라갈 수 있고, 큰 나라가 그러면 카운터가 내려갑니다.
1960년대의 일본 : 출산율이 2.1 언저리를 오갔습니다. 1965년에 다시 위로 올라갔고(카운터는 5.6%에서 2.8%로 떨어졌습니다), 1967년부터 1973년까지도 위에 있었습니다. 1974년부터 2023년까지는 줄곧 아래에 머물렀습니다.
1980년대의 러시아 : 1983년, 그리고 1986년부터 1988년까지 다시 위로 올라갔습니다. 1986년에는 우크라이나,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도 함께 올라갔고, 그해 카운터가 22.6%에서 18.2%로 떨어진 것은 대부분 이 네 나라 때문입니다.
2006년과 2007년의 미국 : 출산율이 다시 2.1 이상이 됐습니다(2007년 2.12). 카운터가 2005년 46.9%에서 2006년 42.2%로 떨어진 것은 대부분 2006년 미국이 다시 올라간 탓입니다. 미국은 2008년부터 2023년까지 줄곧 아래에 있었고, 1.62까지 내려갔습니다.

세 명 중 두 명이 2.1 아래에 사는데 세계 출산율은 2.2
세계은행이 집계한 세계 출산율은 1960년 4.7에서 2023년 2.2로 내려왔습니다. 세계 인구 세 명 중 두 명이 2.1 아래인 나라에 사는데도, 세계 전체로는 아직 2.1보다 높습니다.
두 숫자는 서로 다른 것을 잽니다. 카운터는 각 나라가 선의 어느 쪽에 있는지만 봅니다. 1.0인 나라도 2.0인 나라도 똑같이 아래로 세고, 6인 나라도 2.2인 나라도 똑같이 위로 셉니다. 세계 출산율은 나라마다 출산율이 실제로 얼마나 높고 낮은지에 따라 움직입니다.
2023년에도 217개 나라와 지역 가운데 100곳은 2.1 이상이었습니다. 그중 46곳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있었고, 이 지역 48곳 가운데 2.1 아래인 곳은 2곳뿐이었습니다. 나이지리아는 4.48, 파키스탄은 약 3.6이었습니다. 출산율이 4 이상인 26개 나라의 인구는 집계 인구의 11.3%였습니다.

2.1 아래라고 바로 인구가 줄지는 않는다
출산율이 2.1 아래로 내려간다고 인구가 곧바로 줄기 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를 유엔은 '인구 관성(모멘텀)'이라고 부릅니다. 과거에 인구가 빠르게 늘어 젊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아이를 낳을 나이의 여성이 몇 년 동안 계속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수명이 길어지거나 이민자가 들어와도 인구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은 출산율이 대체 수준 아래에 머물고 이민도 없다면 세대가 바뀔 때마다 인구가 작아진다고 말합니다. 유엔의 2024년 보고서는 중국, 독일, 일본, 러시아를 인구가 이미 정점을 찍은 나라로 꼽습니다.
숫자가 말해 주지 않는 것
첫째, 추정치입니다. 세계은행은 이 출산율을 유엔의 「세계 인구 전망」, 각국 통계청, 유럽연합 통계청(유로스타트)에서 가져옵니다. 일부는 모형으로 낸 추정치이고, 나중에 고쳐지기도 합니다. 인도처럼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은 경우는 수치가 고쳐지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이 2023년에서 멈추는 것은 유엔의 2024년 판이 그 뒤의 해를 전망치로 다루기 때문입니다.
둘째, 한 해의 출산율입니다. 여성들이 아이를 더 늦은 나이에 낳게 되면, 그해의 출산율은 여성들이 결국 낳게 될 아이 수보다 더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인구학자들은 이것을 '템포 효과'라고 부릅니다.
셋째, 선이 칼같이 그어집니다. 2.09인 나라와 2.11인 나라는 서로 선의 반대편에 서고, 그 나라 인구 전체가 한꺼번에 어느 한쪽으로 셈해집니다. 카운터는 사람들이 어느 쪽에 사는지를 보여 줄 뿐, 출산율이 얼마나 빨리 떨어지는지는 보여 주지 않습니다.
지도는 모든 해에 지금의 국경을 씁니다. 대만처럼 세계은행 수치가 없는 곳은 회색으로 표시했습니다.
- World Bank, Fertility rate, total (births per woman), SP.DYN.TFRT.IN (CC BY 4.0)
- World Bank, Population, total, SP.POP.TOTL (CC BY 4.0)
- World Bank country list, used to leave out regional totals
- UN DESA Population Division, World Population Prospects 2024: Summary of Results (replacement level, momentum, countries already peaked)
- Wikipedia, Total fertility rate (tempo effect, replacement where child mortality is higher)
- Natural Earth, map boundaries (public doma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