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한 두 해를 고른 착시가 아니라 수십 년의 흐름
미국은 10년마다 인구조사를 하고, 조사 시점의 법적 시 경계 안에 사는 사람을 도시 인구로 센다. 조사 때마다 인구 상위 10개 도시 가운데 몇 곳이 캘리포니아, 텍사스, 애리조나에 있었는지 세어 보면 이렇다. 1900년 1곳, 1910년 0곳, 1920년부터 1950년까지는 매번 1곳, 1960년 2곳, 1970년 3곳, 1980년 5곳, 1990년 6곳, 2000년 6곳, 2010년 7곳, 2020년 7곳이다.
반세기 동안 이 숫자는 한 번도 1을 넘지 않았다. 1900년에는 샌프란시스코가 9위였고, 이어 로스앤젤레스가 1920년 10위로 들어와 1950년에는 4위까지 올랐다. 1950년 이후로는 거의 10년마다 새 도시가 합류했다. 휴스턴, 댈러스, 샌디에이고와 피닉스, 샌안토니오, 마지막으로 새너제이(산호세)다. 이 숫자는 1960년부터 2010년까지 2000년 한 번만 쉬고 계속 올랐다. 유리한 두 해를 골라서 생긴 착시가 아니라는 뜻이다.
순위에서 밀려난 도시들은 몇 계단 내려간 정도가 아니었다. 1950년 10대 도시 중 여섯 곳이 2020년에는 명단에서 빠졌다. 세인트루이스, 보스턴, 클리블랜드, 볼티모어, 디트로이트, 워싱턴이다. 1950년의 10곳 가운데 2020년 인구가 1950년보다 많은 곳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뿐이다. 디트로이트는 185만 명에서 639,000명으로 약 65% 줄었다. 피닉스는 약 107,000명에서 160만 명으로, 대략 열다섯 배가 됐다.
인구 숫자가 보여 주는 것은 일이 벌어진 순서이지 이유가 아니다. 미국 남부와 남서부의 따뜻한 지역을 묶어 부르는 '선벨트'에는 텍사스, 애리조나, 그리고 캘리포니아 대부분이 들어간다. 위키백과(영문)의 선벨트 항목은 흔히 하는 설명을 이렇게 전한다. 전쟁 뒤의 성장은 "따뜻하고 화창한 기후를 찾는" 사람들과 "늘어나는 경제적 기회"에서 왔고, 에어컨이 "더 많은 제조업과 산업이 선벨트에 자리 잡을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시 경계선도 함께 움직였다
도시 인구는 시 경계 안에 사는 사람의 수다. 그런데 어떤 도시는 그 경계가 크게 넓어졌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도시 순위의 역사를 정리한 보고서(Working Paper 27, 1998년)는 도시 인구 증가가 "부분적으로는 주변 지역 편입 덕분"이었다고 쓴다. 또 일부 도시는 "특히 최근 수십 년 사이 남부와 서부에서, 편입된 땅에 도시다운 주거지가 들어서기 한참 전에 대규모로 땅을 편입했다"고 적었다. 이 보고서의 표에는 도시마다 면적이 제곱마일 단위로 나온다.
1950년부터 1990년 사이 피닉스의 면적은 17.1제곱마일에서 419.9제곱마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샌안토니오는 69.5에서 333.0으로, 휴스턴은 160.0에서 539.9로, 샌디에이고는 99.4에서 324.0으로, 댈러스는 112.0에서 342.4로 늘었다. 반면 시카고는 207.5에서 227.2로, 로스앤젤레스는 450.9에서 469.3으로 조금 늘었고, 뉴욕은 315.1에서 308.9로 오히려 줄었다.
정리하면 1990년의 피닉스는 1950년보다 약 25배 넓은 땅을 차지했다. 샌안토니오, 휴스턴, 샌디에이고, 댈러스는 세 배에서 다섯 배가 됐다.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의 변화는 열에 하나도 안 됐다. 다만 보고서는 기록된 면적이 경계 조정이나 측정 방식 변화로도 달라진다고 덧붙인다. 그래서 이 자료만으로는 순위 상승 중 얼마가 편입 덕분인지 말할 수 없다. 땅만으로 설명되는 것도 아니다. 로스앤젤레스는 1950년부터 1990년 사이 면적이 거의 그대로였지만, 인구는 197만 명에서 349만 명으로 늘었다.

대도시권으로 세면 세 곳뿐
미국의 대도시통계지역(MSA)은 카운티(한국의 시·군에 해당하는 행정 단위)를 묶어 만든다. 도시 핵심부를 둘러싼 중심 카운티 하나 이상에, 출퇴근과 일자리로 이어진 바깥 카운티들을 더한 것이다. 2023년에 새로 그은 대도시권 경계로 2020년 인구조사를 다시 집계하면, 상위 10곳은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댈러스·포트워스, 휴스턴, 워싱턴, 필라델피아, 마이애미, 애틀랜타, 보스턴이다. 이 중 캘리포니아, 텍사스, 애리조나에 있는 곳은 세 곳이다. 같은 선벨트에 속하는 플로리다와 조지아까지 더하면 다섯 곳이 된다.
무엇을 단위로 세느냐에 따라 순위는 크게 달라진다. 피닉스는 도시로는 5위지만 대도시권으로는 11위다. 샌안토니오는 7위와 24위, 새너제이는 10위와 36위다. 이 세 도시는 시 경계 안에 대도시권 인구의 3분의 1에서 절반 남짓을 품고 있다(각각 33%, 56%, 51%). 댈러스는 반대다. 도시로는 9위인데 대도시권으로는 4위이고, 대도시권 인구 대부분이 댈러스시 바깥에 산다(댈러스시 안은 17%). 인구조사국 보고서는 건물이 들어찬 시가화 지역이라는 세 번째 기준으로도 같은 양상을 확인했다. 1950년에는 도시 순위와 시가화 지역 순위가 대체로 맞았다. 그런데 1990년에는 "부분적으로 편입 관행의 차이 때문에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어" 있었다. 예를 들어 샌안토니오는 도시로는 10위, 시가화 지역으로는 31위였다.
그러니 둘 다 사실이다. 시 경계 안의 인구로 보면 10대 도시는 확실하게 남부와 서부로 옮겨 갔다. 2020년 대도시권으로 보면 이 세 주는 10곳 중 3곳을 차지한다. 다만 대도시권 순위는 한 시점의 사진이라, 1950년 이후 대도시권 순위가 얼마나 움직였는지는 보여 주지 못한다.

- Wikipedia, List of most populous cities in the United States by decade (revision 1334654992), compiling Census counts
- Wikipedia, "Historical population" tables in the articles on the 20 cities that made a top ten from 1900 to 2020, used for the years a city sat just outside the top ten
- US Census Bureau, Campbell Gibson, Population of the 100 Largest Cities and Other Urban Places in the United States: 1790 to 1990, Working Paper No. 27 (1998)
- Wikipedia, Metropolitan statistical area (revision 1376372672), 2020 census column, re-tabulated on 2023 boundaries
- Wikipedia, Sun Belt
- The Census Bureau publishes its data as open data. Wikipedia passages quoted or paraphrased here are credited to their articles, and this piece shares those passages under the same licence, CC BY-SA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