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과 물가를 한 출발선에 세우면
2000년 1월, 미국 민간 부문의 생산직과 비관리직 노동자는 평균 시급 13.74달러를 받았습니다. 2026년 9월에는 32.60달러로 137%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99% 올랐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보통 가구가 사는 상품과 서비스 한 바구니의 값이 얼마나 변했는지 미국 정부가 재는 지표로, 여기서는 도시 소비자 전체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이 글과 함께 나가는 영상은 모든 지표를 2000년 1월에 100으로 맞춰 놓고 출발시킵니다. 그래서 영상이 보여 주는 것은 값이 얼마인지가 아니라 얼마나 변했는지입니다. 임금도 선 하나로 나오지만, 이 선은 물가가 아니라 모든 물가 선을 견주는 기준선입니다. 임금보다 위에서 끝나는 물가 선은 임금이 오른 것보다 더 빨리 비싸졌다는 뜻이고, 아래에서 끝나는 선은 상대적으로 싸졌다는 뜻입니다.
전체로 보면 임금 지수가 물가 지수를 앞섰습니다. 임금 지수를 전체 품목 물가 지수로 나누면, 2026년 9월의 평균 임금으로는 2000년보다 바구니 전체를 19% 더 살 수 있습니다. 출발점인 2000년 1월 이후 자료가 있는 달 가운데 임금이 전체 물가에 뒤진 달은 2000년 3월 한 번뿐이었고, 그때도 차이는 0.2%였습니다.

임금보다 빨리 오른 여섯 가지 물가
영상에 나오는 물가 선 열한 개 가운데 여섯 개가 임금보다 더 빨리 올랐습니다. 가장 많이 오른 것은 병원 및 관련 서비스로, 295% 올라 2000년의 네 배 가까이 되었습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하나의 항목으로 재는 학비, 기타 학교 납입금, 보육비는 194% 올랐습니다. 자동차 정비와 수리는 168%, 집세는 149%, 외식비는 139% 올랐습니다. 여섯 번째인 휘발유에는 따로 사연이 있어 아래에서 다룹니다. 이 수치들은 항목별 물가 지수이지, 어느 가구가 실제로 낸 돈이 아닙니다.
같은 숫자를 이렇게 읽을 수도 있습니다. 임금이 전체 물가만큼만 올랐다면 2026년 9월 시급은 27.29달러였을 것입니다. 병원 서비스 물가를 따라잡으려면 54.33달러, 학비와 보육비를 따라잡으려면 40.44달러, 집세를 따라잡으려면 34.21달러가 되었어야 합니다. 병원 서비스로 재면 지금의 평균 임금으로 살 수 있는 양은 2000년보다 40% 적습니다. 학비와 보육비로 재면 19% 적습니다.
병원 서비스와 학비 및 보육비는 2000년 초 몇 달 사이에 임금 선 위로 올라섰고, 그 뒤로 자료가 있는 모든 달에 그 위에 머물렀습니다. 집세는 한때 자리를 내줬습니다. 2010년 2월에 임금 아래로 내려갔다가 2012년에 다시 넘어섰고, 2012년 5월 이후로는 자료가 있는 모든 달에 임금보다 위에 있었습니다. 자동차 수리비는 2022년 9월부터 임금 위에 있습니다.

크게 출렁인 휘발유
휘발유도 2026년 9월에는 2000년보다 225% 올라 임금보다 위에서 끝났지만, 언제 보느냐에 따라 자리가 달라집니다. 2008년 7월에는 2000년을 100으로 놓은 기준으로 288까지 올라 세 배 가까이 되었다가, 그해 연말에는 133까지 떨어졌습니다. 2020년에도 다시 떨어졌습니다. 2021년 1월부터는 임금 선 위에 있습니다. 2022년 6월에는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러 출발점의 약 3.5배가 되었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그해 원유 가격 상승에 한몫했다고 봅니다. 그해 주유소 가격이 높았던 배경으로는 낮은 휘발유 재고와 정유 시설 사정도 함께 꼽습니다.
2026년 3월, 휘발유 지수는 한 달 만에 21.2% 뛰었습니다. 노동통계국은 이것이 이 지표가 처음 발표된 1967년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이라고 밝혔습니다. CBS 뉴스는 그달 물가가 크게 오른 것이 이란 전쟁과 얽힌 에너지 비용 상승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2월 28일에 시작된 이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 흐름이 제약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임금만큼 오르지 않은 물가
모든 것이 임금을 앞지른 것은 아닙니다. 항공료는 47%, 신차는 26% 올랐습니다. 옷값은 2019년 마지막 달까지만 해도 2000년보다 6% 낮았고, 2026년 9월에도 겨우 5% 높은 수준에서 끝났습니다. 장난감은 72% 떨어졌는데, 2019년에 이미 2000년보다 72%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임금 지수를 장난감 지수로 나누면, 지금의 평균 임금으로는 2000년보다 장난감을 8.5배 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산 개수를 센 것이 아니라, 노동통계국의 물가 측정 방식으로 계산한 값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같은 물건의 값을 시간에 따라 좇으려 합니다. 어떤 제품이 더 나은 제품으로 바뀌면, 노동통계국은 가격 변화 가운데 품질이 좋아져서 생긴 부분을 떼어 냅니다. 그래서 더 좋은 제품이 같은 값이면 더 싸진 것으로 셉니다. 옷의 상당수 품목에는 '헤도닉' 모형이라는 통계 기법을 쓰고, 신차에는 비용을 바탕으로 한 조정을 씁니다. 노동통계국의 현재 목록에는 장난감, 게임, 취미용품에 대한 별도의 조정 방법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품질 조정으로 장난감 선을 설명할 수 있는지는 이 글의 출처로는 알 수 없고, 장난감 값이 왜 떨어졌는지도 출처는 말하지 않습니다.

임금 지표가 말해 주는 것과 말해 주지 않는 것
임금 지표는 민간 부문 생산직과 비관리직 노동자의 평균 시급입니다. 노동통계국은 이들을 재화 산업에서 생산 업무를 하는 노동자, 그리고 서비스 산업에서 현장 감독자보다 윗자리에 있지 않은 노동자로 정의합니다. 노동통계국의 가장 최근 집계로 이들은 민간 부문 노동자의 약 82%입니다. 공무원, 그리고 현장 감독자보다 윗자리의 관리자와 감독자는 빠져 있습니다. 세금을 떼기 전의 임금이며, 복리후생과 비정기 상여금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노동통계국이 짚듯이, 이것은 평균이라서 사람들이 임금을 올려 받을 때뿐 아니라 노동자들이 고임금 일자리와 저임금 일자리 사이를 옮겨 갈 때도 움직입니다. 2020년 4월에 이 지표는 한 달 만에 24.12달러에서 25.14달러로 4.2% 뛰었습니다. 노동통계국은 이와 다른 지표인 민간 부문 전체 노동자의 실질 임금을 두고, 2020년 4월까지 한 해 동안 오른 것은 주로 저임금 일자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글의 지표가 그달 뛴 것 가운데 얼마가 그 때문인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물가 선이 임금보다 위나 아래에서 끝난다는 것은 물가 지수와 임금 평균을 견준 것이지, 26년 넘게 같은 사람들이 받은 임금과 견준 것이 아닙니다.
덧붙일 점이 두 가지 더 있습니다. 연방정부 셧다운 때문에 노동통계국은 2025년 시월에 평소의 물가 조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 글의 품목 대부분에 대해 노동통계국은 2025년 시월 값을 발표하지 않았고, 여기 나오는 선들도 그달을 비워 둡니다. 휘발유와 신차에는 2025년 시월 값이 있습니다. 또 계절 조정 수치는 노동통계국이 계절 요인을 갱신할 때처럼 나중에 수정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지표는 미국 노동통계국의 것으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FRED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가져왔습니다. 모두 월별 계절 조정 수치이며, 기간은 2000년 1월부터 2026년 9월까지입니다. 각 지표를 2000년 1월 값으로 나누고 100을 곱했습니다. '더 살 수 있다'와 '덜 살 수 있다'는 수치는 임금 지수를 물가 지수로 나눈 것입니다. '따라잡으려면 필요했을 임금' 수치는 2000년 1월의 13.74달러에 각 물가 지수의 변화를 곱한 것입니다. 달러 금액은 모두 그 시점의 명목 금액입니다. 물가를 감안한 부분은 물가 지수와 견준 것 하나뿐입니다.
-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average hourly earnings of production and nonsupervisory employees, total private (via FRED)]
-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Consumer Price Index for all urban consumers, all items and item indexes (via FRED)]
- [BLS, Consumer Price Index news release, March 2026]
- [CBS News, CPI report shows inflation surged in March as Iran war drove up energy costs]
-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U.S. retail gasoline prices rose in summer but ended 2022 lower than start of 2022]
- [BLS, Quality adjustment in the CPI]
- [BLS, Frequently asked questions about hedonic quality adjustment in the CPI]
- [BLS, Current Employment Statistics: concepts]








![출처 8 : fred.stlouisfed.org ·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average hourly earnings of production and nonsupervisory employees, total private (via FRED)], fred.stlouisfed.org ·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Consumer Price Index for all urban consumers, all items and item indexes (via FRED)], bls.](https://media.cdn.polora.ai/picks/2026/10/pickrun_f8140e95129b4191/cL6IKAENUf5-B-XM-slide-08--137.jpg)
